패닉 '기다리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교수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진정한 명품이란, 바로 어제 만든 거 같은 것" 이라고.

(내 기억엔 경복궁을 산책하면서 이러한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경복궁의 꽃담(무늬)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졌지만, 실제 두 눈으로 보고나면

그렇게 아름답고 황홀하고 정교하고 섬세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조선시대가 아닌, 바로 엊그제 만든 것 같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난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루에도 수 백 곡의 신곡이 쏟아지지만, 난 이 곡을 감히 '명품명곡'이라 부르기를

18년 전에 만들어진 이 발라드 한 곡이 주는 감동의 여파가 무척이나, 크기 때문이다.

이적이 쓰고 작곡한 '기다리다'는

가사, 멜로디, 편곡까지 지금 들어도 정말 세련됐다.

(아직도 궁금하다. 왜 패닉과 솔리드와 듀스의 노래는 십수년이 지나도 세련됐는지)

화려한 코드진행도 없고, 패닉 노래 중에 아마도 가장 담백한 곡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심플한 곡이지만, 정말 너무너무 좋다.

 

얼마 전에 방송에서 그러더라.

패닉, 혹은 이적이 부르고 만든 곡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불린다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뒤늦게 알려진 명곡들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하늘을 달리다',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정류장' 등)

외에도 패닉의 전 앨범은 집중해서 다시 들어 볼 필요가 있다.

나중에 포스팅하겠지만, 패닉의 2집 '밑' 앨범 역시, 엄지를 치켜세우는 명반이다.

 

*

기다리다

 

널 기다리다 혼자 생각했어
떠나간 넌 지금 너무 아파
다시 내게로 돌아올 길 위에 울고 있다고

널 바라보다 문득 생각했어
어느날 하늘이 밝아지면
마치 떠났던 날처럼 가만히 너는 내게 오겠지
내 앞에 있는 너

네가 다시 나를 볼 순 없을까
너의 두 눈 속에 나는 없고
익숙해진 손짓과 앙금같은 미소만
희미하게 남아서 나를 울게 하지만

너는 다시 내게 돌아올거야
너의 맘이 다시 날 부르면
주저말고 돌아와 네 눈앞의 내안으로
예전처럼 널 안아줄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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